제38장 두 번째 전쟁이 시작되다
The Second War Begins

짐을 정리하다가 그리몰드 광장 12번지의 현관문 앞에서 시리우스에게 받았던 선물 꾸러미를 발견했습니다.
시리우스는 자신이 필요할 때 이걸 쓰라며 준 물건이었는데, 그 메시지가 떠올라서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꾸러미를 풀어보니 그 안에는 때가 잔뜩 낀 작은 사각형의 거울이 있었습니다. 거울을 비춰보았는데, 자신의 얼굴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거울 뒷면에는 시리우스의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거울에는 그저 낙심에 찬 일그러진 눈빛을 한 자신이 있었습니다.
아치문 안으로 들어갈 때
시리우스는 그 거울을 갖고 있지 않았어.
그래서 지금 네 거울에
나타나지 않는 거야…
해리의 머릿속에서 어떤 작은 목소리가 말했습니다. 그는 잠시나마 시리우스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자, 말할 수 없는 실망감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거울을 트렁크에 던졌습니다. 트렁크 바닥에 부딪힌 거울은 파삭 깨졌습니다.
갑자기 무엇인가 번뜩 생각나서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나선형 계단을 달려 내려가서 휴게실을 가로질러 초상화 구멍을 통과해 복도로 내달렸습니다.

뚱보 여인은 황급히 달려가는 그를 보고 딱 그렇게 달려가면 늦지 않게 종강 연회에 도착할 거라고 말을 해주었는데, 그 말은 해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연회장에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마법 교실 앞에 멈춰서 호흡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뛰쳐나온 이유인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그의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해리는 반가운 마음에 닉을 불렀는데, 그는 벽 속으로 들어가다가 몸을 뒤로 빼고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에게 뭔가 질문을 하고 싶어 했는데, 닉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파티가 끝난 뒤에 하면 안 되겠냐고 하였습니다. 그가 집요하게 부탁하자 닉은 체념한 채,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언젠가는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가끔 사람들은 친한 사람을 잃었을 때, 자신을 찾아온다면서 같은 이유로 온 것인지 물었습니다. 해리는 잔뜩 기대를 하며, 죽은 사람들은 닉처럼 유령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닉은 누구나 유령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마법사만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해리는 닉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이 궁금해하는 사람도 마법사라며 그도 돌아오는 거 맞냐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닉은 슬픈 표정으로 그를 보며 시리우스 블랙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해리는 닉을 향해 당신은 죽었는데도 사라지지도 않고 돌아왔다며 버럭 화를 내었습니다.
닉은 서글픈 목소리로 마법사들은 어느 한 곳에 자기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데, 죽은 후에 그 자리에 돌아와 떠돌 수 있지만, 그 길을 선택하는 마법사는 드물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닉은 시리우스가 돌아오지 않고 멀리 가버릴 것이라고 나직하게 말하였습니다. 해리는 발끈하듯 시리우스는 어디로 간다는 건지,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고 어디로 가는지, 왜 호그와트에는 유령들이 가득하지 않은지 연달아 질문을 쏟아부었습니다.
닉은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하고는, 죽음의 비밀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는 벽을 통과해 나가 버렸습니다.
해리는 마지막으로 믿었던 희망이 사라져 버려서 또 한 번 시리우스를 잃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비참한 심정을 끌어안고 텅 빈 성을 걸어서 뚱보 여인 초상화가 있는 복도에 들어섰을 때, 루나가 그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해리는 루나에게 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거기서 뭐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소지품을 거의 다 잃어버려서 돌려달라는 쪽지를 게시판에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 쪽지에는 잃어버린 책과 옷가지의 목록이 적혀 있었고, 제발 돌려달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루나를 측은하게 여기면서 왜 애들이 물건을 감추는지 물었습니다.
루나는 애들이 자신을 이상한 애로 생각하고 있는데, 일부는 루우니 러브굿이라고 부른다고 하였습니다. 어쩐지 그녀가 더욱 불쌍해 보였습니다. 해리는 그녀를 도와주려고 하였으나, 루나는 방긋 웃으며 사양했습니다. 그리고 왜 연회에 안 갔는지 물었습니다.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고 하자, 루나는 그의 기분을 공감하면서 시리우스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해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루나라면 시리우스에 대한 얘기를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루나도 세스트랄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조심스레 가까운 사람을 잃어 봤냐고 물었습니다. 루나는 자신이 9살일 때 엄마가 새로운 마법을 실험하다가 잘못되어 죽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였습니다. 아직 아빠가 있고, 엄마를 영영 만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그때를 생각하면 슬퍼진다고 스스럼없이 말하였습니다.
해리가 그게 무슨 말인지 어리벙벙하게 묻자, 루나는 아치문 베일 뒤에서 같이 듣지 않았냐며 되물었습니다. 루나는 해리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 또한 베일 뒤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이 상황에서 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해리는 물건 찾는 일을 정말로 도와주지 않아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루나는 마지막에는 꼭 돌아오게 되어 있다면서 연회장 가서 놀면서 기다리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휴가 잘 보내라는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서 걸어갔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
양방향 거울
시리우스가 해리에게 준 작은 거울은 사실 양방향 통신 거울이었습니다. 거울을 깨뜨리는 장면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시리우스와 연결될 마지막 끈을 잃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유령의 존재 조건
닉의 설명에 따르면, 마법사만이 유령이 될 수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만이 이 길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즉 유령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존재인데, 시리우스는 자유로운 영혼이었기에 닉은 그가 유령으로 남지 않고 저 멀리 가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루나의 상실 경험
루나는 9살 때 사고롤 엄마를 잃게 되면서 세스트랄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공유하며 두 사람은 서로 공감과 위로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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