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베일 속으로
Beyond the Veil

부디 네빌이 론을 지켜주고 어떻게든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길 바라며

문안으로 들어갔는데, 몇 걸음 가지 못하고 바닥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한참을 정신없이 구르다가 멈춰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보니 돌로 지은 아치문 옆이었습니다.
해리를 쫓아온 죽음을 먹는 자들은 데굴데굴 구른 그를 보며 웃고 있었고, 다른 문들이 벌컥 열리더니 다른 자들도 그를 향해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왼손에는 예언이 적힌 구슬이, 오른손에는 지팡이가 멀쩡히 들려있었습니다. 그가 절박한 심정으로, 친구들을 돌려보내 주면 이 예언을 넘기겠다고 하자, 몇몇의 죽음을 먹는 자들이 킥킥 웃었습니다. 루시우스는 지금 상황이 거래할 처지가 아니라며 얼른 넘기라고 압박하였습니다. 어림잡아봐도 자신들은 열 명, 포터는 혼자인 것을 언급하자 퉁퉁 부어서 어눌한 발음으로 해리는 혼자가 아니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네빌이 헤르미온느의 지팡이를 손에 쥔 채 스투비파이 를 외쳐대며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해리가 혼자 있을 론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어느새 덩치 큰 죽음을 먹는 자에게 뒤가 잡혔습니다. 다른 놈들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루시우스가 네빌 롱바텀을 알아보며, 할머니는 자신들 때문에 자식, 손자들을 잃는데 익숙할 거라고 긁었습니다.
롱바텀이라는 이름을 들은 벨라트릭스는 악의에 찬 미소로 그의 부모를 만났을 때 정말 즐거웠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롱바텀은 아주 정신이 나가 버린 것처럼 발길질을 하며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벨라트릭스는 얼마나 버틸지 보자며 그에게 다가와 크루시오 를 걸었습니다.
그는 심각한 고통에 두 다리를 가슴팍까지 들어 올리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바람에 죽음을 먹는 자가 롱바텀을 놓쳤는데, 바닥에 떨어진 롱바텀은 마구 몸을 뒤틀었습니다. 벨라트릭스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네빌이 비명을 그치고 그 여자의 발밑에서 훌쩍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포터를 쏘아보며 예언과 친구 중에 선택하라고 강요했습니다. 결정도 고민도 할 필요 없던 그는 구슬 쥔 손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구슬을 받아 가기 위해 루시우스가 앞으로 펄쩍 뛰었을 때,





두 개의 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열리면서 다섯 명이 뛰어들어왔습니다. 시리우스, 루핀, 무디, 통스, 킹슬리였습니다. 루시우스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통스가 기절 주문을 날려버렸습니다.

포터는 통스의 주문이 적중하기도 전에 제단 밑으로 몸을 날렸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기사단원들이 방 중앙으로 날듯 뛰어오면서 주문을 퍼부어대자,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댔습니다. 번쩍거리는 주문을 피하면서 네빌이 해리에게 다가와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그가 괜찮다며 론은 괜찮은지 물었는데, 네빌은 론이 여전히 뇌와 싸우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두툼한 손 하나가 포터의 목을 움켜잡고 치켜들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두 발이 땅바닥에서 떠버렸습니다.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는 상태에서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전투를 지켜보았습니다.
킹슬리는 한꺼번에 두 명을 상대하고 있었고, 통스는 계단 중간쯤에서 벨라트릭스를 향해 주문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시리우스도 죽음을 먹는 자와 결투를 하고 있었습니다. 포터를 잡고 있던 죽음을 먹는 자는 다른 손으로 예언을 움켜쥐고 있는 손을 더듬어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네빌이 그자에게 돌진해서 헤르미온느의 지팡이로 눈 부분을 푹 찔렀습니다.
그 덕에 해리는 그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막혔던 숨을 토하며 스투페파이 를 외쳤습니다. 주문을 맞은 죽음을 먹는 자의 두건이 벗겨지며, 그자는 벌렁 뒤로 넘어졌습니다. 그는 벅빅이 처형당할 때 같이 있었던 맥네어였습니다.
해리는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주문들을 피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다가 무언가 둥글고 단단한 것을 밟아버렸습니다. 순간 그게 자기가 구슬을 떨어뜨린 줄 알고 오싹해졌습니다. 고개를 숙여 발밑을 바라보니 그것은 무디의 마법 눈이었습니다. 무디는 바로 근처에 쓰러진 채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를 쓰러뜨린 건 돌로호브였는데 이번에는 포터와 롱바텀을 덮쳐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가오면서 롱바텀을 향해 타란텔레그라 를 쐈고, 그러자 롱바텀이 마치 뜨거운 불덩이 위에 서있는 것처럼 두 발을 허둥거리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돌로호브는 롱바텀에 이어 포터를 공격했는데, 포터는 가까스로 프로테고 로 그 주문을 빗겨내었습니다.
그가 아씨오 로 예언을 뺏으려던 그때, 시리우스가 나타나서 돌로호브를 어깨로 들이받았습니다. 시리우스와 돌로호브는 칼처럼 번뜩이는 주문을 서로에게 날려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시리우스에게 주문을 날리려던 그때, 해리가 뛰어들면서 날린 페트리피쿠스 토탈루스 가 돌로호브에게 적중했습니다. 그는 두 팔과 두 무릎이 푹 꺾이며 뒤로 넘어졌습니다.
안토닌 돌로호브가 무력화되자 주변을 살피던 시리우스는 벨라트릭스와 싸우는 통스를 돕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포터에게 예언을 꼭 쥐고 롱바텀과 함께 뛰라고 시켰습니다. 그는 네빌을 부축하고 조금씩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때 갑자기 달려와 덮친 죽음을 먹는 자 때문에 두 사람은 뒤로 벌렁 나가떨어졌습니다. 그 와중에도 해리는 구슬이 깨질까 봐 구슬을 쥔 왼손을 공중으로 들어 올렸습니다.
루시우스가 다가와서 포터의 명치를 지팡이로 찌르며 예언의 구슬을 내놓으라고 으르렁 거렸습니다. 그는 거절하면서 네빌에게 구슬을 던졌습니다. 그는 다행히 구슬을 잘 붙잡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루시우스의 지팡이가 롱바텀을 향했습니다. 해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임페디멘타 를 날렸습니다.

주문을 맞은 루시우스의 몸은 제단으로 날아가 처박혔습니다. 제단 위에서는 시리우스와 벨라트릭스가 결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루시우스가 몸을 일으키고 지팡이를 고쳐잡자, 루핀이 그의 앞을 막아서며 해리에게 친구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네빌을 부축하고, 남아있는 힘을 짜내서 문 근처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올랐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주문에 돌계단이 부서지면서 그들은 쓰러졌습니다. 네빌은 손에 쥐고 있던 구슬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습니다. 그는 여러 번 공격을 받아서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그가 네빌에게 일어나라고 보채면서 망토를 잡아당기자 왼쪽 솔기가 부욱 찢어졌습니다. 솔기에 달려있던 주머니에서 구슬이 흘러나왔는데, 네빌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던 다리가 그 구슬을 정통으로 차버렸습니다. 그 구슬은 3미터 정도 날아가 계단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습니다. 그러자 눈이 엄청나게 큰 사람의 허연 형상이 허공에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네빌과 해리 외에는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해리는 그 형상의 입이 움직이는 걸 분명 보았지만,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싸우는 소리들 때문에 예언은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그 형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네빌은 죄책감에 연신 사과를 하였습니다. 해리는 괜찮다고 말하며 네빌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때, 네빌이 어느 한쪽을 보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덤블도어라고 외쳤습니다. 덤블도어는 뇌의 방으로 통하는 문틀에 서서 지팡이를 높게 치켜들고 있었습니다. 그의 하얀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를 본 순간 해리는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뒤늦게 덤블도어의 등장을 알아챈 죽음을 먹는 자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계단을 뛰어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방 한가운데에서는 시리우스와 벨라트릭스가 여전히 싸우고 있었습니다.

벨라트릭스가 날린 주문이 시리우스의 가슴에 정통으로 꽂혔습니다. 해리는 잡고 있던 네빌의 손을 놓고, 지팡이를 앞으로 쳐든 채 계단을 뛰어내려갔습니다.

덤블도어도 제단 쪽으로 몸을 돌려 시리우스를 바라보았습니다. 시리우스의 몸이 바닥에 닿기까지 한참이나 걸릴 것처럼 느리게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치문에 걸린 너덜너덜한 베일 속으로 쓰러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그의 표정에는 공포와 경악이 뒤섞여있었습니다.
시리우스의 몸은 베일 뒤로 사라져 버렸고, 그는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벨라트릭스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미친 사람처럼 웃고 있었습니다.

해리가 애타게 그를 불렀습니다. 베일 뒤로 넘어가 시리우스를 일으켜 세워 데려 나와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일어나 제단으로 가려던 그때, 루핀이 뒤에서 두 팔로 해리를 끌어안아 말렸습니다.

해리는 시리우스를 구해오겠다고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리자, 루핀은 그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면서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시리우스의 죽음을 알렸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
타란텔레그라 Tarantellegra
대상의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게 만들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발을 움직이게 합니다. 주로 대상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공격보다는 혼란 유발용 성격이 강한 주문입니다.
기사단의 등장
시리우스, 루핀, 무디, 통스, 킹슬리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순간은 언제봐도 짜릿한 장면입니다. 든든한 아군의 등장에 안도감과 흥분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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