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그가 두려워하는 단 한 사람
The Only One He Ever Feared

그때, 어디선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키가 멀쑥하게 크고, 몹시 호리호리하고 뱀처럼 무시무시하고 음산한 얼굴, 가늘게 찢어진 눈구멍 속 새빨간 눈동자를 한 볼드모트가 홀 한가운데 나타나 있었습니다.

그자는 해리에게 지팡이를 겨누며 예언을 깨뜨렸냐고 물었습니다.
볼드모트는 해리의 말이 진실이라며, 몇 달 동안 준비한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벨라트릭스를 질책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징징 울면서 자신의 주인의 발밑에 엎드렸습니다.

그는 해리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하더니 나직하게 아바다 케다브라 를 날렸습니다. 해리는 입조차 벌리지 못한 채 지팡이를 쥔 손을 늘어뜨리고 멍하니 서있었는데, 머리가 없어진 마법사 석상이 갑자기 번쩍 살아나서 해리와 볼드모트 사이에 쿵 내려서더니 의 주문을 다른 데로 튕겨내 버렸습니다.

덤블도어가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볼드모트가 지팡이로 그를 겨누고 초록색 빛을 쏘자, 그가 망토 자락을 펄럭이며 휙 돌아서더니 그대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볼드모트 뒤에서 나타나 분수대의 다른 석상들을 향해 지팡이를 휘젓자, 그 석상들이 모두 깨어났습니다. 마녀 석상은 벨라트릭스를 덮쳐서 제압하였고, 도깨비와 집요정 석상은 벽난로를 향해 달려갔고, 외팔 켄타우로스 석상은 볼드모트에게로 뛰어갔습니다. 머리가 없는 마법사 석상은 해리를 그 현장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뒤로 떠밀고 있었습니다.
덤블도어는 볼드모트를 톰이라고 부르며, 지금 오러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으니 오늘 마법부에 온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차분하게 말하였습니다. 볼드모트는, 오러들이 몰려와 봤자 자신은 없고 당신만 죽어있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듯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주를 날려보았지만 그 저주가 빗나가서 보안 검색대 책상만 불태웠습니다.
덤블도어도 지팡이를 휘둘러 반격을 하였는데, 그는 번쩍이는 은 방패를 불러내 막았습니다. 덤블도어는 세상에 두려운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그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덤블도어는 볼드모트에게 죽음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며 가볍게 대화를 건네듯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은 방패 뒤에서 또 초록색 빛이 덤블도어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이번에는 외팔 켄타우로스 석상이 덤블도어 앞으로 뛰어들며 주문을 대신 맞았습니다. 그 조각들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덤블도어가 지팡이를 휘둘렀는데, 길고 가느다란 불꽃이 날아가더니 볼드모트와 은 방패를 칭칭 감았습니다.

승기를 확신하고 있었는데, 그 불의 밧줄이 뱀으로 변하더니 볼드모트를 풀어주고 쉭쉭거리면서 덤블도어를 향해 머리를 쳐들었습니다.
그 순간 볼드모트가 사라지더니 다섯 개의 석상이 서 있었던 분수대의 한가운데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때 덤블도어의 머리 위에서 화염이 터졌습니다. 볼드모트의 지팡이 끝에서 또 초록색의 빛이 덤블도어를 향해 날아갔고, 갑자기 나타난 불사조 퍽스를 집어삼켰습니다. 퍽스는 펑 소리와 함께 폭발하더니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 덤블도어가 지팡이를 길고 유연하게 휘젓자, 덤블도어를 향해 돌진하던 뱀은 허공으로 날아가더니 시커먼 연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분수대 물이 위로 솟구쳐 올라 동그란 구의 형태가 되어 그를 가뒀습니다. 볼드모트가 그 물을 떨쳐내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를 가두고 있던 물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다시 분수대 속으로 떨어지며 주변을 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한 해리가 마법사 석상 뒤에서 뛰어나오자, 덤블도어가 가만히 있으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해리는 처음으로 덤블도어의 목소리에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제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벨라트릭스는 아직도 석상 밑에 깔려있었고, 퍽스는 다시 태어난 아기 불사조의 모습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해리는 흉터가 터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빨간 눈을 가진 어떤 괴물이 그를 밧줄처럼 칭칭 감고 있었는데, 너무 세게 감겨서 괴물과 자신의 몸을 분간도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눈을 잘 봐주세요!
그 괴물은 해리의 입을 빌려, 덤블도어에게 자신을 죽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해리는 극심한 고통이 이어지자, 이 고통을 끝내기 위해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죽어서 시리우스를 만나러 가겠다는 생각까지 하였습니다.
그때 해리의 몸을 묶고 있던 똬리가 스르르 풀리면서 고통도 사라졌습니다. 그는 얼음 바닥에 누운 것처럼 파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
덤블도어 Vs. 볼드모트
두 사람은 마법 세계 최강의 마법사와 최악의 어둠의 마법사로 대비되며, 이 전투는 빛과 어둠의 정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덤블도어가 볼드모트를 톰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거의 정체성을 상기시켜 어둠의 마왕이라는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의도입니다.
퍽스의 의미
퍽스는 볼드모트가 날린 저주에 삼켜졌다가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 장면은 죽음과 파괴를 상징하는 볼드모트의 힘도 결국은 재생과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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