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미스터리 부서
The Department of Mysteries

하지만 지금 있는 방의 벽에는 문이 열두 개나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보았던 문이 이 문들 중 무엇인지 기억해내려고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촛불들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동그란 벽들이 옆으로 돌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벽이 점점 더 빨리 돌자 촛불들이 한 줄의 띠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요란한 소리가 뚝 그치더니 벽도 촛불도 멈추고 고요해졌습니다. 들어온 문이 어디인지 찾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인 것 같다고 지니가 추측하였습니다.
해리는 꿈속에서 본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자신이 열었던 문은 희미하게 반짝거리는 빛이 있는 방이었으니 아무 문이나 몇 개 골라서 들어가 보자고 하였습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문을 향해 걸어가서 왼손은 그 문에 대고, 지팡이를 잡은 오른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문을 밀었습니다. 방안에 모습은 꿈에서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습니다.
책상 몇 개가 있었고, 정확히 한가운데에 유리로 만들어진 거대한 수조가 놓인 것 이외에는 거의 텅 빈 방이었습니다. 짙은 초록색 물이 채워진 수조는 그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될 만큼 거대했습니다. 수조 안에는 진주처럼 하얀 물체들이 천천히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루나는 아빠로부터 들어본 적 있다면서 아쿠아바이러스 마곳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그것은 아쿠아바이러스 마곳이 아니라 뇌라고 바로잡아주었습니다.
다 같이 수조 가까이 가서 보니 콜리플라워같이 생긴 허연 뇌들이 짙은 초록색 물속에 둥둥 떠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해리는 얼른 이 방에서 나가서 다른 방으로 가야 한다고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뇌가 가득 찬 수조 방에도 문이 여러 개가 있어서 해리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다행히 첫 번째로 들어갔던 캄캄하고 둥근 방으로 나왔습니다. 방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루나가 문을 닫으려고 할 때 헤르미온느가 잠시 말리더니 플래그레이트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그 문에는 불이 활활 타는 X자가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벽이 빠르게 돌았는데 헤르미온느가 마법으로 그린 X자 불꽃은 여전히 남아서 방금 들어갔다 나온 방의 문을 표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뇌로 가득 찬 수조 방문을 열었을 때처럼, 다른 방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좀 전의 방보다 훨씬 넓은 방이었습니다. 어두침침한 것은 똑같았지만 방의 모양은 사각형이었으며, 한가운데가 6미터 정도 움푹 꺼진 거대한 돌 구덩이 같은 방이었습니다. 마치 원형극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청문회 때 심문을 받은 그 법정 같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정과 다른 것은 움푹 꺼진 바닥에 쇠사슬이 감긴 의자가 아니라, 돌로 쌓은 제단이 놓여있었습니다.

그 제단에는 돌로 된 아치문이 있었는데, 너덜너덜한 검은 베일이 드리워져있었습니다.
그때 누구냐고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니다.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해리만 조심스레 시리우스인지 물었습니다. 해리가 방 중앙의 아치문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헤르미온느가 계단 중간쯤에 서서 이 방은 아니라고 나가자며 해리를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해리는 그녀의 말을 못 들었는지 계속해서 그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해리는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아치문을 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천천히 일렁이는 베일이 해리를 유혹하기라도 하듯, 해리는 아치문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습니다.
헤르미온느가 더 강경하게 말하자 그제야 해리는 대답을 했지만,

대답만 하고는 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해리의 귀에는 베일 너머의 누군가가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습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론에게 저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고 해리를 답답하게 여겼습니다.

해리는 자기도 모르게 제단 위에 한 발을 올렸는데, 루나는 베일 너머의 소리가 들린다며 베일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헤르미온느는 저건 아치문일뿐이고, 그 안에 누가 있을만한 공간이 없다며 정신 차리라고 팔을 붙잡았습니다. 해리는 돌아보지도 않고 헤르미온느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헤르미온느가 아주 화가 난 듯 앙칼진 목소리로, 우리는 시리우스를 찾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고 소리 질렀습니다.
그때 해리의 머릿속에 무언가 퍼뜩 떠올랐습니다. 지금 시리우스는 이곳 어딘가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데, 아치문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간신히 옮겼습니다. 해리가 정신을 차리자 헤르미온느는 그를 데리고 방을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니와 네빌이 넋이 나간 채 베일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헤르미온느와 론은 각자 지니와 네빌의 팔을 잡고 방문을 나갔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
뇌의 방
마법부 지하 9층 미스터리 부서 내부에 존재하는 방으로, 방 한가운데에는 짙은 초록색 액체가 담긴 거대한 유리 수조가 있으며, 그 안에는 진주처럼 하얀 뇌들이 느릿느릿 떠다니고 있습니다. 사고와 지식, 의식의 본질을 연구하는 장소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플래그레이트 Flagrate
지팡이 끝에서 불꽃을 내어 공중이나 물체 위에 글자나 표시를 남길 수 있는 주문입니다.(비밀의 방에서 톰 리들도 허공에 자신의 이름을 쓸때 이 주문을 사용했습니다!)
죽음의 방
원형경기장 혹은 극장처럼 생긴 공간 가운데 제단이 있는 방입니다. 이 제단 위에는 검은 베일이 드리워진 아치문이 있는데, 이 아치문은 사후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문으로 들어간 자는 다시는 나오지 못하며, 죽음을 목격한(세스트랄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문 너머에서 말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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