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돌로레스의 나머지 공부
Detention with Dolores

해리는 엄브릿지 교수의 방문을 두드리고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이 방을 여러 번 와봐서 구조가 어땠는지 잘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딴 방처럼 보였습니다.

방 전체가 레이스 달린 천과 덮개로 감싸져 있었는데 특히 온통 분홍색 천지였고,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장식용 접시들이 여기저기 걸려있었습니다. 그녀는 작은 탁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해리를 앉혔습니다. 그는 엄브릿지 교수에게 파수꾼 선발 테스트에 참석해도 될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녀는 소름 끼치게 웃으며, 나머지 공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나쁜 소문을 퍼뜨린 것에 대한 벌이라면서 형편에 따라 바꿀 수 없으니 파수꾼 테스트에는 갈 수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분명 상냥하긴 한데 기분 나쁜 목소리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쓰게 시켰습니다.

직접 준비해 온 검은색 깃 펜을 주었는데 잉크는 주지 않았습니다.

해리는 엄브릿지 교수에게 잉크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였지만 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잉크는 필요 없으니 그냥 쓰라고 시켰습니다. 이상함을 느끼긴 했으나, 그녀의 지시 대로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잉크는 없었는데 양피지 위에 피처럼 빨간색 글씨가 나타났습니다. 동시에 해리의 오른쪽 손등에도 똑같은 글씨가 새겨지며 살갗을 조각칼로 파내는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두꺼비 같은 입술을 크게 벌리고 소름 끼치게 웃으며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계속해서 같은 문장을 썼습니다. 그때마다 오른쪽 손등에 글씨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하였습니다.
어느새 창밖에는 짙은 어둠이 깔렸는데, 해리는 시계도 보지 않은 채 밤새도록 쓰는 한이 있더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몇 시간쯤 지나자 엄브릿지 교수가 그를 불렀습니다. 그녀는 해리의 오른쪽 손등을 보더니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내일 저녁에 다시 보자고 하고 그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는 한마디 말없이 그녀의 방을 떠났습니다. 얼마나 늦은 시간이었는지 학교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습니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후다닥 뛰어 기숙사로 향했습니다. 엄브릿지 교수와 나머지 공부를 하느라 다른 교수님들이 내준 숙제는 아예 하지도 못하였습니다.
포터는 아침 식사도 건너뛴 채 첫 수업인 점술 숙제인 꿈 일기를 쓰느라 정신없었습니다. 론은 엄브릿지 교수가 나머지 공부로 무엇을 시켰는지 물었으나, 그저 베껴 쓰기라고 둘러대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나머지 공부를 빼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론은 매우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엄브릿지 교수의 나머지 공부 때문에 이후의 수업들도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변신술 수업 시간에는 소멸 마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최하위 점수를 받았고, 점심시간에는 보우트러클 그림을 완성시키느라 식사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교수님들은 또다시 새로운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후에도 해리는 엄브릿지 교수와 나머지 공부를 하느라 다른 숙제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안젤리나 존슨이 또다시 저녁 식사 때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그가 금요일에 있을 파수꾼 선발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딱딱거리면서 퀴디치 팀에 남고 싶다면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포터는 답답한 나머지 으르렁대고 뒤돌아가는 안젤리나의 등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론에게 전해 들은 헤르미온느는 그래도 벌이 베껴 쓰기 정도라 천만다행이라며 해리를 다독였지만, 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엄브릿지와의 두 번째 나머지 공부는 첫 번째보다 더욱 끔찍했습니다. 손등은 훨씬 더 심하게 아프고 금방 빨개졌으며, 그 상처는 마치 불에 덴 듯이 화끈거렸습니다. 하지만 더욱더 이 악물고 참고 버텼습니다.
나머지 공부를 마치고 그리핀도르 휴게실로 돌아와서 몹시 피곤했지만 다른 숙제들 때문에 잠자리에 들 수 없었습니다. 그는 스네이프 교수의 월장석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거의 새벽 두 시 반이 다 돼서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맥고나걸 교수가 내준 숙제를 했고, 그다음에는 보우트러클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보고서를 적당히 작성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 위에 쓰러져서 그대로 잠들어버렸습니다.
세 번째 나머지 공부도 방식은 비슷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오른쪽 손등에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이 사라지지 않고 핏방울까지 맺혔다는 게 달랐습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오른손을 본 엄브릿지 교수는 흡족해하며 오늘 밤은 이만 가봐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해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일 또 와야 하는지 물었는데, 엄브릿지 교수는 활짝 웃으며 당연히 와야 한다고 답하였습니다. (이 악마....)
포터는 그리핀도르 탑을 향해 걸어가면서 그녀에 대한 증오스러운 생각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다가 새로 산 클린스윕 11을 들고 홀쭉이 라클란 조각상 뒤에서 있는 론과 마주쳤습니다. 요 며칠 내내 론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겼던 해리는 론에게 왜 이곳에 숨어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쌍둥이 형들을 피해 숨어있다고 답을 하였는데, 빗자루를 들고 있는 것이 이상해서 한 번 더 물었습니다.
론은 얼굴을 붉히면서 그제야 변명하듯 말하였습니다. 이제 자신도 쓸만한 빗자루가 생겼으니 올리버 우드의 빈자리인 그리핀도르 파수꾼 선발 테스트에 지원해 보려고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는 론의 도전을 비웃지 않았고, 오히려 환영하고 응원해 주었습니다.
론은 방학 때 형들과 퀴디치 연습을 할 때면 늘 항상 파수꾼을 해서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형들이 놀릴까 봐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휴게실을 향해 나란히 걷고 있었는데, 론이 해리의 손등에 난 상처를 발견하였습니다. 손등에 새겨진 글씨를 들여다보던 론은 해리를 추궁했고, 결국 사실대로 말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들은 론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씩씩거렸습니다.
아무리 벌이어도 정도를 벗어났다면서 맥고나걸 교수님 께든,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 께든 알려야 한다고 펄쩍 뛰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덤블도어 교수님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걱정이 많을 거라면서 이런 작은 일로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론을 타일렀습니다.
시간이 계속 흘러 금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포터는 대연회장에 들어설 때마다 습관적으로 교직원 테이블 쪽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해그리드의 자리는 비어있었습니다.
오늘도 오후 다섯 시가 다 되자 엄브릿지 교수의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갔습니다.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탁자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탁자를 슬쩍 창문 쪽으로 옮겨 앉았는데, 그러자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이 경기장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태 한 것처럼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자를 쓰기 시작하자 그의 오른쪽 손등이 갈라지며 다시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글씨를 반복해서 쓸수록 상처가 깊어지면서 견딜 수 없이 쓰라렸습니다. 점점 피가 많이 나더니 그 피는 손목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그 와중에도 창밖을 통해 골대를 바라보았는데, 파수꾼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 짧은 사이에 두 골이나 먹혔습니다. 그 사람이 론이 아니길 바라면서 다시 양피지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해리는 엄브릿지의 행동을 살피며 틈날 때마다 창밖을 통해 파수꾼 선발 테스트를 지켜보며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베껴쓰기가 몇 시간째 지속이 되자 이제 양피지는 그의 손등에서 흘러내린 피로 온통 얼룩져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삼십 분쯤 지났을 때, 엄브릿지 교수가 그의 손등을 살펴보았는데, 손등뿐만 아니라 이마 흉터에도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포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노려보았습니다. 엄브릿지 교수는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소름 끼치게 웃으며 만족스럽다는 듯이 그를 내보내 주었습니다. 포터는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하는 계단을 쏜살같이 뛰어올라가면서 침착하라고 스스로를 타일렀습니다.
암호를 대고 휴게실로 들어갔는데 그 안은 요란한 함성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론이 버터 맥주를 들고 해리에게 달려와 자신이 파수꾼으로 뽑혔다며 자랑을 하였습니다. 해리는 그의 선발을 축하하며 헤르미온느를 찾았습니다. 그녀는 벽난로 옆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케이티 벨이 올리버 우드가 입던 퀴디치 선수복을 입혀보려고 론을 부른 사이 안젤리나가 해리에게 다가와 그동안 화낸 것에 대한 사과를 하였습니다. 안젤리나는 론이 포터의 친구이므로 앞으로 퀴디치 연습할 때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는 앨리샤 스피넷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해리가 헤르미온느 쪽으로 걸음을 옮겨 그녀 옆에 조심스레 앉자, 헤르미온느가 움찔하더니 깨어났습니다. 그녀는 집요정들에게 줄 모자를 만드느라 피곤하다며 하품을 하였습니다. 포터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한 마음에, 헤르미온느를 붙잡고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엄브릿지가 자신의 팔을 만졌을 때 이마에 통증을 느낀 것을 근거로 그녀도 퀴렐 교수처럼 볼드모트의 조종을 받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헤르미온느는 퀴렐 때와는 달리 이제 볼드모트가 완전히 부활해서 자기 몸을 가지게 되었으니, 다른 누군가의 몸에 기생할 이유는 없다며 포터를 설득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지난번에 아무도 해리를 만지지 않았음에도 이마의 흉터가 쑤셨던 적이 있으므로, 통증과 엄브릿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우연한 사건일 거라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흉터가 아픈 것이 좋은 신호는 아니므로 덤블도어 교수님께 가서 말씀드려 보자고 제안했지만, 해리는 이런 일로 신경 쓰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그냥 넘어가려 하였습니다.
대신 이 상황을 시리우스에게 편지로 알리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중간에 누군가가 편지를 가로챌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던 무디의 충고를 가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발끈하여 짜증을 내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자러 가버렸습니다.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
홀쭉이 라클란 조각상
호그와트 성 안에 있는 여러 마법사 조각상 중 하나로, 길고 마른 체형의 마법사를 묘사합니다. 성 안 특정 복도에 위치하며,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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